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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00교시 그림책 수업, 다다다 다른 별 위로가 필요한 교사와 이해가 필요한 사람에게

팡귄 2023. 3. 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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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1] 100교시 그림책 수업 / 김영숙, 씨앗샘 지음 / 열매하나 

[책2] 다다다 다른 별 / 윤진현 글, 그림 / 천 개의 바람

 

 

[책1] 100교시 그림책 수업 / 김영숙, 씨앗샘 지음 / 열매하나 

 

 지난 일요일, 몸은 피곤한데 주말을 이렇게 누워서 보내다니 분하기도 하고, 그러자니 미세먼지도 심한 날에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밖으로 나갔다. 카페를 가려니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앉을 자리조차 없었다. 결국 도서관으로 향했다.  처음 맡는 저학년이라 긴장을 엄청 하고 있던터라, 긴장하는 나를 모른척 하지 말고, 교육 관련 서적을 펼쳐보기로 했다.

 교육관련 서적은 대체적으로 교육현장을 너무 모르거나, 미화하거나, 혹은 촌스럽다고 생각했었다. 그럼에도 새학기를 맞이할 때가 되면 조금씩 찾아보곤 했더랬다. 애들 눈높이에 그림책이 좋을테지만, 나는 그림책과 동화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이책을 한번 집어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왠걸, 책의 첫장부터 시작해서 내리 2시간을 읽게되었다. 책을 몇장 보고 또 생각에 잠기고, 몇장 빨려들었다가 또 생각에 잠겼다. 

 

그림책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가 교사로 만나왔던 아이들, 그중에 정말 특별했던 다시말해 정말 힘들었던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왔는지에 대하여 솔직하고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리고 각 장의 끝에는 매년의 어려움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함께 읽었던 책 소개와 함께 했던 활동 및 질문 등을 모여있다.

 

 첫 30분을 읽으면서는 바로 작년이 떠올랐다. 정말 힘들었던 작년 말의 나를 돌아봤다. 나에 대한 반성이나 칭찬을 이끌어내는 책은 아니었다.

 '이렇게 하세요'하고 부족한 점을 짚어주거나, 현실에서 멀리 있는 해결책을 가지고 희생을 강조하는 내용도 아니었다. 애초에 그런 어조로 말하는 책이 아니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반성이나 자책 혹은 칭찬을 위해 이책을 계속 읽어간 것이 아니었다.

 '그랬구나.' '나처럼 그랬구나.' 하면서 읽는데 이상하게 그냥 마음이 풀렸다. '나도 그래서 그랬겠구나, 그럴 수 있었겠네.' 싶으면서 많은 순간들이 머릿속으로 지나갔다. 그러고 나니 또 내 마음에 걸렸던 몇몇 순간들도 담담하게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는 굉장히 사려깊고 섬세한데, 그렇다고 연약하지 않은 분 같았다. 심지가 굵은 사람 같았다.

그래서 2가지가 좋았다.

심지가 굵고, 긍정적이며 이겨내는 힘을 잘 찾아내는 저 사람도 나와 힘들다고 느끼는 지점이 같구나. 

그리고, 나와 같이 힘들다고 느낀 지점을 이렇게 풀어보았구나 하고 알려주는 것 이 2가지가 좋았다.

 

[책2] 다다다 다른 별 / 윤진현 글, 그림 / 천 개의 바람

실은 올해도 작년에 비하면 마음은 편하지만 첫날부터 긴장을 많이 했었다.

한 반 빼고는 남은 모든 반이 전입교사로 구성된 악명 높은 학년이다. 50여명이 넘는 교사들 중 단 한 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약간의 장애를 가진 학생이다.

그래서 이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장애가 있는 학생을 맡았던 저자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저자는 '다다다 다른 별'이라는 책을 소개해주었다. 

장애를 동정하거나 불쌍히 여겨야 할 것으로 교육하지 않고, 고유함, 다양함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

 

 

이거다 싶었다. 얼른 다다다 다른 별 책을 부리나케 찾아 읽어보았다.

책에서는 각기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들이 한 반에 모이는 내용이다. 그리고는 열심히 자기소개를 한다.

 긴장을 많이하는 두근두근별에서 온 외계인부터 뭐든 잘 먹는 애, 잘 숨는 애, 청개구리처럼 거꾸로 행동하는 애, 잘 우는 외계인까지 다 다른 별에서 와서 그렇게 다 다르다고 한다.

 

좋은 책이었다. 다양성을 그 어느 해보다 간절히 가르치고 싶던 해인데, 책 자체도 좋지만 각자의 행성을 그려보는 수업으로 구성하기에도 좋았다. 역시나 학습지는 인터넷에 많아 조금 수정을 했다. 

각자의 다른 행성을 그리기 위해서 먼저,

단점, 장점을 구분하지 말고 나의 특징을 찾아 모두 떠올리고 나의 행성을 그리도록 할 참이다.

걱정을 '잘' 하는 사람, 화를 '잘' 내는 사람, 동생이랑 '잘' 놀아주는 사람, 편식을 '잘' 하는 사람처럼

단점이든 장점이는 그 특징은 나의 고유함이자 나와 친구들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강조점은 사실 단점이라고 알고 있던 사실도 나의 고유함이라는 것이다.

그걸 알아주면 좋겠다.

 

그리고 행성을 그리면, 태양계처럼 다 같이 발표하고 우주처럼 벽에 붙여볼 것이다.

마침 올해 교실 디자인을 우주 컨셉으로 정했는데 찰떡이다.

겸사겸사 색이 다 다르게 빛나는 항성들이 있는 우주 영상도 보여주려고 한다.

 

하지만 이 수업을 오늘 하려다가 말기로 했다.

책에서 다름을 이해하는 것은 '꽤 노력이 필요하다.'는 문장 때문이었다.

 

그렇다. 

나는 공감하거나 나랑 같은 점이 있는 사람에게 금방 호감이 생기고 가까워졌었다. 

누구라도 그렇지.

그래서 

 

먼저, 공감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다.

'나도 나도!' 라고 친구의 발표에 공감하면 일어나서 나도나도 외치는 수업인데, 5학년 국어의 공감하며 말하기 단원에서 즐겨했던 활동이다.

놀라운 점은 이 활동을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공개수업을 이것으로 했던 날,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에 공감해주는 말을 들으면서 엄청 행복해했다.

 

공감하면서 나와 같은 점은 노력하지 않아도 마음을 움직이는 데,

나와 다른 점은 어쩌면 조금 노력해야하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할 참이다.

조금 다른 장애이지만, 노력을 해서 마음을 움직여야할 때도 있다고 말해보겠다. 물론 마음을 움직여야서 이해하는 것에는 준비물을 자주 잃어버리는 것이나, 화를 잘 내는 것, 잘 우는 것과 같은 나와 다른 점들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1교시에 공감 수업, 2교시에 다다다 다른 별 수업을 해봐야지.

 

그래 해보자.

 

사실은 말이다.

오늘 집에 갈때가 되자, 그 친구는 집에 가도 되는지 반복해서 물었다. 5교시인 날은 어찌해야할지 걱정이었다. 오후가 되면 약의 효과가 떨어져 점점 과잉행동이 심해지는데, 학년이 올라가 오후 수업도 늘어나는 올해에는 좀 더 적응해야할텐데 말이다.

집으로 갈 시간라고 말하자 복도로 먼저 나간 그친구를 뒤따라, 한 아이가 뛰어갔다.

아침부터 이친구의 말을 따라하고 놀리던 녀석이었는데, 주의를 주고 열심히 관찰하고 있던 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교실에 있으니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뒤따라가서 그친구를 세게 밀었다.

밀어도 의사표현을 하거나, 선생님에게 이르지 못 할 것을 알았던 것이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일 반드시 다다다 다른별 수업을 해야겠다 싶었다.

행성을 다 모은 다음, 아주 조금 멀리 있어서 때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 별이지만, 우리 반이라는 우주에 있는 별이라고 설명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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