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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귄랜드/일상 후기

공개된 국립중앙박물관 외규장각 의궤 전시실 감상 후기 재밌다!

by 팡귄 2024. 11. 15.

오늘 첫 외규장각 의궤 전시실이 문을 열었다. 재밌고 감상하는 방식도 흥미로웠다. 이걸 보러 굳이 갈만하다. 추천한다.

목차

1. 외규장각을 살린 입구와 공간 특색

2.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 질문과 실제로 볼 수 있는 것

3. 디지털 의궤 즐기는 방법

4. 기념품 꼭 구경하고 가기

 

목차

1. 외규장각을 살린 입구와 공간 특색

 첫 전시실 공개일이라 박물관 입구부터 요란스럽게라도 자랑하고 있을 줄 알았다. 놀랍게도 자연스럽게 원래 있던 공간처럼 열려있었다. 기념품점에 외규장각 전시에 맞춰 새로운 기념품들이 들어와있고, 구석구석 포스터가 있어서 살짝 눈치를 챌 수 있는 정도다.

2층 서화실 쪽으로 가면 전시실이 나타난다. 사유의 공간의 정반대편에 있다.

 왕의 서고. 정조의 명에 따라 강화도 외外규장각에 보관되었던 의궤를 만나러 들어간다.
입구는 인터스텔라가 생각나기도 하고, 어두운 조명에 나란히 펼쳐지는 책들의 실루엣 덕분에 끝없이 확장되는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짧은 공간이지만 첫인상을 강하게 주는 공간이다. 

의궤의 겉을 감쌌던 비단을 담고자 한 공간이다.

 귀한 옷에나 쓰던 초록 비단으로 감싼 의궤를 가져간 프랑스는 100여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며 상해버린 비단을 현대직물로 바꾸고, 관리를 위해 일련번호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전시된 의궤에서 난데 없는 일련번호 스티커를 직접 볼 수 있다.

떡하니 붙여놓은 스티커
중요 의례의 모범을 담은 의궤

2.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 질문과 실제로 볼 수 있는 것

 기록 문화의 정수답게 꼼꼼한 기록을 담은 의궤는 조선왕조 내내 만들어졌다. 가장 귀하게 만들어진 버전은 국왕이 읽을 어람용 의궤였고, 같은 내용을 담은 분상용 의궤, 2가지 버전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또 섬세한 장식도 재미있는 포인트다.
참, 디지털 서고에서 어람용, 분상용 비교 책은 꼭 보자. 제일 흥미롭고 재밌다. 틀린 그림찾기같다. 좀 더 정교한 버전, 보급형 버전을 비교하는 기분.
대부분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질문으로 바꿔서 힌트만 남기겠다.

디지털 서고에서 이것 꼭 봐야한다. 제일 재밌다.
둘 둥에 어느 것이 왕이 볼 어람용 의궤일까? 빨간 도장을 한복판에 찍은 오른쪽일까? (정답은 아래에)
더보기

정답 : 왼쪽 (가마 그림의 중앙이 정교하게 맞는 반면, 분상용은 인쪽으로 조금 치우쳐 있다. 가마 무늬의 섬세함도 다르다.)

 

미리 생각하고 가면 재밌는 질문들

1)  숙종은 3번의 결혼식(가례, 혼례)을 하였다. 3번에 걸치는 동안 절차와 행렬은 더 복잡해졌을까 아니면 더 단순해졌을까?

정교하게 그려진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다.

2) 청혼서와 함께 살아있는 기러기를 보냈다고 한다. 왜 기러기였을까? (벽면에 기러기 그림이 있음)

기러기를 찾아라!

3)어람용 의궤와 분상용 의궤는 같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표지부터 차이점도 있다. 또 어디에서 차이가 나타날까?
4) 의궤 표지에도 섬세함이 가득하다. 고정을 위해 박은 못 주변을 꾸미려고 넣은 무늬는?
5) 국왕이 승하하면 5일 내에 모실 곳을 만들고, 5개월 간 모시며 살아있을 때와 음식을 올렸다. 하루에 몇 끼를 챙겼을까?
6) 본문을 쓰기위해 세로선이 놓였는데, 어람용은 일일히 자를 대고 손으로 그어 그렸다. 분상용은 어떻게 선을 그렸을까? 

공간의 우아함과 외규장각의 어딘가를 걷는 듯한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아래 접은 글은 어람용, 분상용 의궤의 차이를 찍어놓은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패스 추천!

더보기

어람용 분상용 의궤의 틀린 그림찾기

관인이 있고 없고
글씨에 들인 정성이 조금 다르고
22자와 25자의 가독성과 경제성이 다르고
왕자에게 예를 갖추는 방법도 다르며
선을 일일히 그리는지, 또는 찍어내는지가 다르다.

 

3. 디지털 의궤 즐기는 방법

 디지털 서고는 총 두 곳이 있다.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라면 혼자 즐기기 어렵거나 조금 기다려야하겠다. 총 3권이 있고 주제는 책 옆면에 적혀있다. 책을 위 받침대에 올려놓으면, 그 책이 실행되는 식이다.
책을 넘기는 방법이 특이한데, 물론 터치가 되어서 작동시켜볼 수 있고 다음 장을 보기 위해서는 진짜로 종이를 넘겨야 한다.
감탄한 부분이다. 의궤를 실제로 만나서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 코너에는 커다란 의궤의 종이를 직접 넘기면서 보는 체험을 그대로 할 수 있다. 정말 전시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시간이 걸려도 이 코너는 꼭 즐기고 가길

 

4. 기념품 꼭 구경하고 가기

기념품 추천을 끝으로 소개를 마친다. 전시만큼 보는 재미가 있다.
 첫번째, 다이어리. 초록색 귀한 비단을 흉내낸 듯한 만년 다이어리 (20,000원)인데 귀여운 점은 실제 의궤가 그렇듯이 여기 저기 그림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의궤를 하나 들고가는 기분
월간 다이어리칸에 등장하는 그림.
의궤에 실린 그림이 너무 좋은데 이걸 하나 살까 싶었다.
가장 감탄한 것

 물론 실용도는 꽝일 수 있지만, 이 기념품을 보고 감탄이 나왔다. 의궤를 전시할때 이런 방식을 차용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의궤에 꼼꼼히 그려진 의례의 모습들을 그대로 수직으로 올렸을 뿐인데, 성대하고 섬세하면서 아름다웠던 의례의 순간이 얼핏 그려진다.
이런 식으로 수직으로 세워놓은 전시물이 전시관 내부에도 하나 있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실용도는 꽝인데 이상하게 제일 사고 싶었던 기념품이다.

재밌다!

스티커! 붙여서 내 맘대로 배치해보는 재미가 있겠다. 애들 선물로도 딱이겠다. 이들도 의례가 끝나면 집에 갈텐데 가는 길목을 그리든, 다른 곳으로 가는 모습을 이어그리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미니 수첩과 엽서도 보인다.

참, 엽서는 기념품 입구에 있는 우체통에서 바로 편지를 부칠 수 있다! 우표는 기념품샵에서 판매중이니, 편지를 하나 보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공간이 아주 넓지는 않지만, 역시 기대만큼 흥미로운 전시였다. 추천한다!
 
현재 공개된 의궤는 전부가 아니다. 순차적으로 공개 예정이니 나중에 한번씩 업데이트 되는 의궤들을 만나러 또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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