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나를 위해 엊그제 치과에서 배워온 사랑니 발치 후 관리법을 기록해둔다. 의외인 것들이 있었다.
몇 년 전에 사랑니를 1개 뽑았었는데, 왼쪽은 꾹 버티고 버티다가 엊그제 뽑고 왔다. 아래쪽 사랑니들은 다 뽑았고, 위쪽 사랑니들은 한참 속에 있으니 내심 안심을 했다. 두 번째 방문한 날 소독하고 오는 길에 "이제 저는 더이상 뽑을 일이 없겠죠?"라고 신이 나서 물으니, 의사선생님께서 "물어보시니까 설명해드리는 건데.."하며 불길한 서두를 꺼내셨다. 속에 숨어있어도 나이가 들면 2,30년 후에는 사랑니들이 뚫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나이가 들면 잇몸이 내려가기 때문에 숨어있을 것 같았던 사랑니도 갑자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또 다시 나의 일이 될지 모르는 일이다.
* 참, 사랑니를 금요일에 뽑으면 주말에 쉬니까 좋다고 생각했는데 (사랑니를 발치하면 말을 많이 하면 안 됨), 주말이 사이에 놓이니까 소독날짜를 잡기가 애매하거나 수술 부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치과가 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했다. 다행히 나는 바로 다음날 소독을 예약했고, 발치 부위가 아주 잘 아물었다. 뽑을 생각없이 갔다가 뽑은 게 오히려 잘 한 것 같다. 긴장할 새가 없었다.
<수술 당일 날>
1. 지혈을 위해 넣은 거즈는 약 2시간 후에 빼고, 당일 말을 많이 하지 말 것. (지혈이 잘 안되면, 새 거즈로 좀 더 물고 있는다. 보통 치과에서 몇 개 챙겨줌)
2. 침이나 피는 뱉지 말고 삼킬 것. (자꾸 뱉거나 헹구어 내면, 지혈이 되지 않는다.)
3. 마취가 덜 풀린 상태라 식사 중에 입술이나 혀를 심하게 깨물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 식사할 것.
4. 발치한 부위에 손가락이나 혀를 대지 말 것. (감염 위험이 있고 상처가 덧나거나 지혈을 방해할 수 있다.)
5. 식사가 어려우면, 우유나 쥬스로 충분히 수분과 영양을 섭취할 것. 이때 절대 빨대를 쓰지 말 것. (지혈을 방해한다.) 컵으로 마실 것.
6. 면 종류 역시 섭취 방법이 지혈을 방해하므로 섭취하지 말 것.
7. 수술 당일에는 지나친 운동과 온수 목욕을 하지 말 것.
<수술 2~3일 후>
1. 경과를 보고 소독하러 치과에 방문할 것.
2. 처방받은 진통제, 항생제는 3일 정도 복용. (금요일에 발치하는 바람에 주말이 껴서 5일치를 처방해주심)
3. 당연히 술, 담배는 1주일간 금지.
4. 지혈이 된 것 같아도 2일째에도 계속 피가 조금씩은 나올 수 있음.
5. 냉찜질을 틈틈히 해주는 것이 좋음
6. 발치하고 난 구멍에 음식물이 껴있으면, 새 잇몸이 올라오는 것을 방해하고 염증이 생길 수 있음. 따라서 물을 마시거나 양치할 때 입 속을 헹구면서 음식물을 뺄 수 있도록 할 것.
7. 뽑은 곳은 5일 정도 칫솔질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 (단, 바로 앞쪽 어금니는 조심스럽게 칫솔질한다.)
내가 살면서 본 사랑니를 뽑고 가장 고생한 사람은 그 붓기가 대단했다. (병가를 내도 무리가 아니겠다 싶을 정도) 무려 15분간 사투를 벌여 뽑았는데, 의사선생님도 쉬어가며 뽑아야했으니 뽑히는 사람은 오죽 힘들었겠나 싶다. 붓기가 벌에 쏘인 사람 같았다. 정말 어마어마했고 오래 가기도 했다.
반면 나는 어느쪽을 뽑았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붓기도 없고 열감도 없다. ㅎ
확실한 것은 뽑는 시간에 비례하여 붓기와 고난이 커진다는 점이다. 나는 10초 정도에 해결한 것 같다. 마취주사도 4번에 걸쳐 맞아서 그랬는지 뽑기 전에 계속 잠이 와서 치과 의자에서 잘 뻔했다. 사실 충치가 있는지 보러갔다가 '오늘 해치우자.'라는 친절한 제안에 그냥 뽑고 왔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었다. 마치 잠깐 산책 갔다가 이를 뽑고 온 기분이었다.
물론 사랑니가 거슬린 것은 꽤 오래되었다. 나처럼 사랑니 때문에 고민이라면, 일단 진료부터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발치까지는 안 해도 된다였다가, 얘가 잇몸에 살짝 걸쳐있는 바람에 계속 염증을 일으켜 앞쪽 어금니들과 그 부근 잇몸까지 통증이 있었다. 뽑고 나니 이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생으로 이를 뽑는 것이지만, 마취도 충분히 하고 후속 관리도 잘 마치면 잘 이겨낼 수 있으니 용기내서 다녀오자!
참 가기 전에 밥 제대로 먹고, 물도 많이 마시고 가자. 나는 점심을 조금 먹은 데다가, 물도 거의 안 마시고 갔다가 거즈를 물고 있는 동안 목이 말라서 고생했다. 식사도 마음편히 못할 수 있으니 미리 ..ㅎ 먹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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