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쓰면서 알게 된 멋진 블로그가 있다. '멋지다'라고 느끼는 이유는 정리도 체계적이고,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제대로 소화해서 착착착 서랍에 담아놓은 느낌이 나는 블로그이기 때문이다. 나는 카테고리를 나누는 게 너무 어려운데, 이 블로그를 가면 그 블로그에는 필연적으로 이 카테고리가 생길 자리가 있었던 것처럼 체계적이다.
그 블로그에서 오늘은 이글을 읽었다. '인터뷰'라는 주제만 봐도 괜히 관심이 더 가는지라 오늘 다른 급한 일이 있음에도 이포스팅을 읽어보았다. 소개할 책과 약간 다른 이야기로 느껴질 수는 있다!
https://blog.naver.com/khj90733/222649520801
정성적 리서치와 정량적 리서치에서,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유저의 수라고 한다. 논문을 보다보면 이과정이 정성적 리서치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게 몇개 스쳐갔던 것 같다.ㅎ
정량적, 정성적 이 둘이 각각의 장점이 있다는 점이 매력있는데,
정량적 리서치는 많은 사람들의 검증을 거쳐 내린 통계학적 결론이기에 '확신'을 준다면,
정성적 리서치는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 기회, 가설, 방향성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서 중구난방으로 튀는 사고의 흐름이 갑자기 이책을 떠오르게 했다.
3월 즈음에 읽었던 책인데, 참 흥미로웠다.
누구를 인터뷰하겠나?
누구일까? 심지어 책에 실려 외국으로 번역되어 나간 이책은 과연 누구를 인터뷰했을까?
친절하게도 이웃나라 저자인 기시 마사히코씨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자신이 이책을 시작하게 된 과정을 찬찬히 들려준다. 이내용이 매우 차분하고도 설득력있는 문장들이라 쉽게 읽힌다.
이책을 단번에 파악가능한 단어라하면
생활사 life history를 모으기 위한 구술조사
사회학자인 작가는 자신의 개인적인 삶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을 전화 통화로든, 만나서든 오랜 시간 인터뷰를 하고 기록한다. 굳이 집어내면 그 인물들은 소수자에 편중되어 있는 편이다.
'보편적인 서사' 라는 단어로 이들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작가는 일본계 남미인 게이, 여성 성전환자 섭식장애자, 싱글맘이자 마사지걸, 노숙자였던 남성의 이야기를 책을 만들었다. 작가 말대로 기승전결도 없지만 삶의 선택들은 누구에게나 치열하고 고민의 연속인만큼 그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이야기가 흡입력이 있다. 서로 주고 받은 대화문이어서도 쉽게 읽히지만, 내가 남의 인생이야기를 이렇게 찬찬히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본계 남미인 게이로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본 적 있나? 아니 앞으로도 그럴 기회가 있을까? 나랑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다른 사람의 자세한 인생 이야기였다.
특히 소수자로 겪는 갖가지 문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주했고 싸워 나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나 나름대로는, 소수자는 존중받아야하고, 소수자가 겪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하여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혀 유명하지도 않고, 특별히 성공하지도 않았으며 소수자로서 대표가 될만한 큰 일을 해내어 이름을 남긴 것도 아닌,
평범하면서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소수자의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내 인생에 있을까?
이책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것 같다.
책 한권 읽었다고 다른 삶에 대해 이해하였다는 말은 무리겠지만
생활사라는 말이 마음에 들고 이해가 갔다.
우리들은 모두 누구나 역사를 쓰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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