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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대학원/논문 책 리뷰

[책]만화로 읽는 조현병 #누구에게나 좋은 책

by 팡귄 2024. 2. 18.

마음이 힘들다면, 아니면 마음이 힘든 누군가를 지나쳐보냈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책 속의 앵무새들이 아주 귀엽다. 물론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그런 인물은 아니다ㅎ

지난 1월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집에 가던 길에 도서관에 들렸다. 가볍게 보고 나갈 책을 찾는데,
단번에 이책은 분명 좋은 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왜 그랬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만 책은 굉장히 좋았다.
 
2011년도에 일본에서 출간된 책으로 국내에는 2021년에 출간된 오래됬으면서도 신간이기도한 책이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감수를 거쳤고, 실제 아내가 조현병을 겪은 옮긴이가 써서 책의 완성도가 매우 좋았다. 섬세한 설명과 진심 어린 조언, 현실적인 도움이 되어줄 정보와 격려가 완벽했다. 또 중간에 한국의 실정에 맞게 의료 체계나 복지 시스템을 바꾸어 설명해준 것 또한 유익했다. 감수 및 번역을 맡아준 교수님과 역자의 솜씨가 매우 대단했다.


이런 게 제대로된 번역이구나 생각했다.
 
 이책은 조현병을 직접 앓고 있든, 아니면 이 병명만을 알고 있든 모두가 읽어보아야할 책이다.
내가 조현병에 대하여 얼마나 무지하였는지를 넘기는 장마다 깨닫게 한다. 나는 조현병 환자는 피해야 하고, 그 치료가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다. 나의 가까운 사람이 조현병을 앓는다면, 그래도 피할 것인가? 격리할 것인가? 이런 질문으로 이어지면 슬프고 무섭고 막막하다는 생각만 드는 굉장한 무지와 편견을 가진 상태였다.

 넘길수록 그런 무지와 편견은 부서져갔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조현병 겪는 가족들의 걱정과 그 위로를 전하려고만 쓴 책도 아니고 조현병에 대한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으려고만 쓴 책 같지 않다. 

말그대로 실용서라고 생각한다.

 격려와 이해, 공감, 잘못된 시선에 대한 질타 이런 것이 주가 아니라 정말 당장, 가족 중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있을때 혹은 그게 나일때 어떤 태도로 얼마만큼의 기간을 마음에 두고 무엇부터 바꾸어야 나가야하는지 찬찬히 알려준다. 조현병이 아니라 다른 정신적인 질환이 있어도 이책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의학적인 지식이나 치료법으로 뒤덮힌 책도 아니다.

 또 만화로 되어있어 술술 읽히는 데 저자가 그림으로 구성한 이유는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엿볼 수 있다.
조현병을 앓던 어머니가 어느날 자신이 만든 책을 보고 활짝 웃으며 말하길 자신의 병에 대하여 이해하기에 글보다도 만화로 그려진 것이 이해하기 쉬워하였다고 한다.


내 병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것, 누구나 그럴 것이다.
 

 조현병을 겪는 나이가 다른 두 환자를 중심으로 두 가족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며 여러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단순 나열은 아니고 기승전결이 있다고 느껴졌다. 이야기는 가족들도 조현병을 이해하고 더 나은 일상을 찾아 결말을 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상 이야기를 읽으면 정신적으로 아픈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 또는 당사자 본인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차근차근 해결해나가야하는지 이해가 된다. 걱정스럽고 힘들지만 해결하려는 마음가짐 자체가 자연스럽게 체화가 되는 느낌이다. 그 기나긴 일상을 귀여운 그림체지만, 묵직하게 전해주는 것 같았다.

 


조현병은 어느 사회이든 어느 나라에서든 100명의 1명 꼴로 발생한다.


 꽤 놀라운 통계였다. 이 통계를 연구하던 학자는 조현병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라에도 분명 동일한 비율로 있으나, 이들을 받아주고 포용할 수 있는 문화나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들에 가려져 있었음을 설명해준다. 일부 집단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환각이나 환청을 겪고 있으나 이것이 하늘의 예언을 전달하는 주술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식이다.
 동시에 이렇듯 비율이 백인, 흑인, 동양인 인종을 가리지 않고, 나라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일정하게 나타나는 까닭은 조현병이 어쩌면 인류의 생존을 위한 방법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사진은 참 마음이 편안하게 만든다. 잘 찍었다!


 
가볍고 빠르게 읽혔는데 여운은 깊고 오래 남는 책이었다. 참 좋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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