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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귄랜드/포트폴리오

아이스크림 시상식 후기

by 팡귄 2023. 6. 11.

어제 아이스크림 미디어 (판교)에서 있던 시상식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교육청이 주관하는 시상식이 아닌 사기업(?)에서 주관하는 수상식은 처음이었는데, 회사의 분위기도 새로웠고 느낀 점이 많아 포스팅을 해본다.

<목차>

1. 시상식 장소까지 도착 과정 및 둘러본 분위기

2. 시상식 진행내용

3. 임원진과의 대화에서 느낀 점들

 

1. 시상식 장소까지 도착 과정 및 둘러본 분위기

 

 목차를 뭉뚱그려 넣은 감이 없지 않으나, 진행 순서대로 3가지로 나누었다. 우선 아침 7시 40분에 일찍 판교로 향해 출발을 했다. 중간에 팀원, 가족들을 픽업을 하고 가야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9시 50분까지 판교에 도착해야 하기에 초행길이라는 점도 고려해서 서둘러 출발했다. 시상식은 10시 시작이었는데, 우리는 무려 9시 30분에 도착하여 일찍 건물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물론 중요한 행사에는 미리 올 필요는 있어보인다. 다만, 주말 아침의 행사에 직원들이 분주히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에 앉아있기도 미안..하고, 가족석과 수상자석이 떨어져있어서, 멀뚱멀뚱 기다리기보다는 먼길을 함께 해준 가족들과 한적한 판교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러나...ㅎㅎ 주말인지라 판교 내의 모든 카페는 오전 10시 오픈이었고,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많았다. 사람이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간 판교의 아침은 매우 한적했다. 조용한 건물로 도로 들어와 앉아있기로 했다..

 곳곳에 시상식을 알리는 표지가 되어있었다. 시상식은 지하 1층의 대강당에서 진행했는데, 장소는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갖출 것은 다 있었다. 목걸이 끈부터 엑스배너 디자인까지 주황색이 곳곳에 들어있었다. 아이스크림 회사의 핵심 색깔은 주황색이었다. 

 교직생활 동안 내내 홈페이지에서만 만나보았던 아이스크림 회사의 실존 건물(ㅎ)을 만나보고 오니 왠지 오래 알던 사람을 만난 기분이기도 했다.

또 주말임에도 이른 아침에 많은 직원들과 임원들이 활기차게 시상식에 참여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나중에 물어보니 이러한 주말 근무는 일년에 5번이 안된다고 했다!)

 시상식 전에는 임원분들이 직접 명함을 나눠주시면서 다가와서 먼저 인사를 해주셨다. 나도 명함을 하나 파놓을 것을 아주 뼈져리게 후회했다. 같이 간 오리 팀원은 명함을 새로 막 만든 참이었는데, 명함을 주고 받는 것으며 인사하는 것이 참 좋아보였다. 먼저 다가와주셔서 나도 자기 소개를 간단히 하고 이래저래 자리에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다보니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2. 시상식 진행 내용

 시상식은 아이스크림 박기석 회장님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챗gpt가 국내에서 엄청난 관심이 폭발한 올해 4월에 바로, 꽤 빠르다고 느껴질 만큼 이른 시기부터 공모전을 계획했던 이유와 앞으로의 비전, 목표들을 자세하게 나누어주셨다.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고, 시작 전에 우리 테이블에서 교육 기업의 중요성을 말했다는 미래학자의 이야기도 머리에 맴돌고 있어서 내가 그동안 교육이 발전해갈 미래의 모습에 대하여 둔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지는 차례에서는 전체 공모전의 개요부터 2차에 걸친 심사 과정, 그리고 그 결과 수합된 아이디어들을 개략적으로 소개했다. 무려 300여명의 선생님들이 아이디어를 내었다고 한다. 챗gpt가 공개되고 공모전이 딱 1달간 열린 상황에서 4월이라는 바쁜 학기초의 일정에도 열정이 가득한 선생님들이 참 많았음을 실감했다. 이어서 아이스크림에서 이러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향후 개발해나갈 것인지를 이야기했다.

 시상식 중간에 아이스크림에서 개발한 '아트 봉봉'이라는 디지털 아트 툴도 소개해주었다. 아이들의 그림 데이터가 가진 가치와 이를 의료산업과 연결하려는 생각을 이야기했고, 아트 봉봉 부서에서 직접 시연 과정을 보여주며 실제 개발된 툴의 성능도 보여주었다. 

 졸업 작품으로 유화를 했던 소싯적 기억(ㅎㅎ)을 떠올리며 아트봉봉에서 구현하는 유화 물감을 열심히 살펴보았다. 시연해주시는 분 말맞다나 유화 물감은 참으로 준비과정과 정리과정도 손이 많이 간다. 더구나 그리는 내내 진동을 하는 기름 냄새부터, 붓이라도 떨구어 물감을 옷에 뭍히기라도 하면 어지간히 귀찮아지는 재료다. 집에서 한번 시도해보려고 했다가 포기했는데 요즘은 아이패드 앱 중에 괜찮은 게 있다고 약간 궁금해하던 참이었다.

 아트 봉봉은 특히 참여자별로 나눠서 이름이 붙어 생성되는 레이어나 UI의 단순함이 훌륭했다. 여러모로 비슷한 툴인 aggie를 애들과 함께 하면서 고생스러웠던 부분이 해결될 수 있어 보인다. 교사입장에서는 전체적으로 참 만족스러웠다.

https://pangguinland.tistory.com/225

 

[줌 미술] 함께 그림 그리기 가능한 사이트 Aggie.io (태블릿,노트북,pc)

목차 0. Aggie.io 사이트 특징 소개 1. 수업 개요 및 흐름, 수업 PPT 2. 수업 후기 0. Aggie.io 사이트 특징 소개 그림판은 컴퓨터가 아닌 학생들에게 접속이 어렵고, 태블릿 앱은 다양하나 컴퓨터나 노트

pangguinland.tistory.com

 

 상장 및 상금 수여식 후에는 기념사진 촬영도 이어졌다. 사실 테이블이 나눠져있어서 다른 수상자분들과 얘기를 할 수 없어서 아쉽기는 했다. 광주에서 오신 분도 있다고 하는데, 다들 무슨 아이디어를 내셨을지, 어떻게 참여하신 것인지 이것 저것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는 시간이 나지는 않았다.

 

3. 임원진과의 대화에서 느낀 점들

 

 상장을 수여받고 기념 사진 후에 각자 자리에서 식사를 이어가면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우리 테이블에는 아이스크림 몰의 업그레이드 및 교사의 의견과 아이디어 발굴을 이끌어가는 실장님, 또 다른 최우수상 수상자이신 중등 선생님, 아이스크림 각 부서의 이야기와 앞으로 회사의 방향, 생각들을 끊임없이 나누는 경영기획본부장님, 아이스크림의 개발 기술들을 자세히 설명해주신 에듀뱅크 연구소장님이 계셨다. 

 나누었던 이야기는 정말 인상깊었다. 이야기를 나누었다기보다는 많이 듣고 왔다고 해야할 듯 하다. 이미 개발되었지만 아직 공개하거나 홍보를 시작하지 않은 기술들을 설명해주셨는데, 연령 이슈가 있는 gpt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개발한 자체 언어모델이나 이미지 생성 기술, 하반기 서비스를 계획 중인 프로그램들이 매우 놀라웠고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하는 회사의 방향, 교육 기업으로서 가진 생각들이 흥미로웠다.

 또 무엇이든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라고 먼저 운을 띄워주거나, 제안하고 싶었던 아이스크림몰 아이디어를 전했을 때 공감하면서 즉각 수용하려는 분위기가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참석한 임원진들이 누가 어떤 아이디어를 냈는지 알고 있다는 점이 정말 매우 인상깊었다.  

 이렇게 야무진 시상식은 처음 본 것 같다. 상을 주고 후다닥 끝내거나 꽃다발과 기념사진이 주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시상식은 집에 와서도 많은 생각들이 이어지게 했다. 공모전의 개요부터 과정, 이를 왜 계획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이 아이디어를 소중히 반영할지 등을 설명하고, 자세한 이야기나 비전을 나누는 시간까지 준비한 것이 감탄스러웠다. 수상자나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 그리고 진심이 담긴 축하도 느껴졌고 이를 진행한 회사내부 사람들끼리도 앞으로 이어갈 것들에 대한 응원을 겸한 마무리 같았다.

 다른 분야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만나 생경했던 탓도 있겠지만 그뿐만은 아닌 것 같다. 예전에 판교에 위치한 교육 분야의 스타트업 회사와 함께 1년 정도 협업한 적이 있다. 그때는 교육을 하는 교사와 교육 사업을 하는 회사는 목표와 시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며 참 아쉬움을 크게 느꼈었다. 시상식장으로 오는 길에 마침 그 회사 건물을 지나쳤기에 기록이 새록새록했다. 물론 아이스크림도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이기에 바라보는 목표는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맞지만, 전에 느꼈던 답답함과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시상식 후에 여러 질문들도 주고 받았는데, 다양한 교사들의 질문에 정말 그대로 공감하고, 이미 그러한 고민을 했었거나 그러한 고민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서비스들을 소개하여 답해주는게 인상적이었다. 

 상을 받고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 다녀오자 하고 출발했는데 돌아와서 더 많은 생각이 들고, 생각이 넓어진 시간이었다. 넓어진 머릿속에 그만큼 빈 구석이 많아보이기도 해서 돌아와서 책도 열심히 펴보았다. 긴장을 했던 터라 몸살까지도 밀려왔다. 상의 크기보다도 이런 시상식에 참여할 수 있어서 더 감사했던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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